요즘은 보기 힘들지만, 한때 유럽 주방의 상징이었던 기물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구리 피시 포처(Copper Fish Poacher) 는 기능과 미학을 모두 가진 도구예요.
이름 그대로 한 마리 생선을 통째로 찌거나 데치기 위한 긴 냄비.
뚜껑 위의 황금빛 물고기 손잡이 하나만으로도 이 도구의 목적이 단번에 드러납니다.
요리 도구이자 동시에 테이블 오브제, 그 자체로 존재감이 완벽한 기물이죠.
KROGARHUSET 구리 피시 포처 (Copper Fish Poacher)
제가 사용하는 피시 포처는 스웨덴의 빈티지 브랜드 KROGARHUSET(크로가르후세트) 제품이에요.
지금은 생산되지 않지만, 프랑스의 모비엘(Mauviel),
이탈리아의 펜톨 아그넬리(Pentole Agnelli) 등에서는
여전히 유사한 형태의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모비엘의 Poissonnière M’TRADITION 라인은
제가 사용하는 모델과 거의 흡사한 디자인으로, 구리 본체와 황금빛 손잡이가 인상적이에요.
또 다른 모델인 Turbotière M’TRADITION은
‘Récipient en losange destiné à la cuisson des poissons plats.’
— 즉, 넙치나 가자미 같은 납작한 생선을 조리하기 위한 마름모꼴 용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격은 약 2,200유로(한화 약 330만 원대) 로, 단순한 조리기라기보다 예술품에 가까운 수준이죠.
옥돔과 샤프란 머스타드 크림소스
이날은 옥돔을 피시 포처에 쪄서, 샤프란 머스타드 크림소스를 곁들인 요리를 만들었어요.
샤프란의 향과 디종 머스타드의 풍미가 생선살과 만나 부드럽게 녹아듭니다.
열이 빠르게 퍼지는 구리 냄비 덕분에 옥돔의 살결은 고르게 익고, 향은 그대로 머물러 있죠.
구리의 반짝임과 크림 소스의 금빛이 어우러진 그 장면은
이 도구가 왜 ‘테이블 위의 예술’이라 불리는지 보여줍니다.

다양한 방식의 활용
피시 포처의 진가는 활용의 폭에 있습니다.
한 마리 생선을 통째로 찌는 게 부담스럽다면,
제철 홍합과 조개를 듬뿍 넣어 만든 조개찜처럼
좀 더 가볍게 즐길 수도 있어요.
또는 간장과 향신채를 넣어 만든 광동식 가자미 찜 요리도 잘 어울립니다.
이 도구 하나로 식탁의 무드가 바뀌고,
뚜껑을 여는 순간 피어오르는 김마저도 하나의 연출이 됩니다.
구리, 시간의 금속
구리는 단순히 고급 재질이 아니라,
요리의 온도와 시간을 함께 기록하는 금속이에요.
열전도율이 높아 섬세한 조리가 가능하고,
사용할수록 표면이 서서히 변하며 자신만의 색을 만들어갑니다.
그 변화를 바라보는 것도, 구리 기물을 오래 사용하는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예산과 선택
예산이 허락한다면 구리 피시 포처는 오랜 시간 곁에 둘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다만 관리가 부담스럽거나 실용성을 우선한다면,
스테인리스 버전도 좋은 대안이에요.
해외에서는 10만 원대 초반으로 구매 가능한 제품도 있고,
형태는 비슷하지만 조금 더 가볍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 르쁠라의 메모
“요리는 도구와 재료의 대화예요.
구리 피시 포처는 그 대화의 온도를 가장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존재죠.”
생선을 통째로 찌거나, 제철 조개를 삶거나,
그 어떤 방식이든 식탁 위의 한 장면이 완성되는 순간,
이 기물은 단순한 냄비가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가 됩니다.
✨ Turbotière vs Poissonnière 비교 요약
| 구분 | Turbotière M’TRADITION | Poissonnière M’TRADITION |
|---|---|---|
| 형태 | 마름모꼴(넙치, 가자미 등 평평한 생선용) | 타원형(대부분의 생선, 조개류에 적합) |
| 디자인 특징 | 사선 구조로 깊이보다 면적이 넓음 | 균형 잡힌 깊이와 길이로 다용도 사용 가능 |
| 사용 목적 | 가자미, 넙치 등 납작한 생선의 증기 조리 | 전체 생선 또는 홍합, 조개찜 등 다목적 |
| 가격대 (유럽 기준) | 약 €2,200 (한화 약 370만 원) | 약 €1,150 (한화 약 200만 원) |
| 브랜드 라인 | Mauviel M’TRADITION | Mauviel M’TRADITION |
| 시각적 포인트 | 예술품처럼 조각된 형태 | 클래식하고 실용적인 곡선 |
두 제품 모두 장인의 수공으로 제작되며,
구리의 두께감과 황동 손잡이가 주는 중량감이 압도적이에요.
용도의 차이라기보다, ‘조리할 생선의 형태’에 맞춘 미세한 구조 차이로 구분됩니다.
🍽️ 르쁠라 추천 3가지 활용 레시피
| 요리명 | 조리 방식 | 특징 |
|---|---|---|
| 1. 옥돔 스팀 & 샤프란 머스타드 크림소스 | 구리 피시 포처 찜 + 크림 소스 | 옥돔의 담백함과 샤프란의 향이 어우러진 프렌치 스타일. 테이블 메인으로 추천. |
| 2. 제철 조개찜 | 홍합·조개를 스팀, 화이트와인·허브 | 생선을 대체할 수 있는 가벼운 메뉴. 피시 포처의 깊이를 살린 요리. |
| 3. 광동식 가자미 찜 | 간장 베이스, 생강·고추·향채 | 동양식 향신료를 더해 색다른 변주. 구리의 빠른 열전도 덕분에 살이 부드럽게 익음. |
피시 포처는 재료와 소스, 향신료의 조합에 따라
동서양의 요리를 모두 품을 수 있는 유연한 조리기예요.
한 번 사용하면 그 존재감을 잊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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